성명·보도

화요논평임신중지 약물 도입, 더 이상의 공백은 없어야 한다 - 9월 28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 권리 보장을 위한 국제행동의 날을 맞이하여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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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 약물 도입, 더 이상의 공백은 없어야 한다.
-9월 28일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 권리 보장을 위한 국제행동의 날을 맞이하여



지난 9월 16일, 정부는 2027년 1분기 이내 임신중지 약물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98번 ‘여성의 안전과 건강권 보장’에 포함된 ‘임신중지 법·제도 개선 및 임신중지 약물 도입’의 후속조치다. 정부는 임신 63일(9주) 이내 사용하는 약물의 안전성·유효성·품질 등을 심사하고,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처방하고 직접 조제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 만이다. 여성들의 오랜 투쟁 끝에 만들어진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를 보장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동안 여성들은 공식적인 의료체계 밖에서 임신중지 정보를 찾고 약물을 구해야 했으며, 안전한 의료서비스에 접근하기조차 어려웠다. 정부도 언급했듯 이번 약물 도입은 7년 만의 첫 ‘제도 개선’이다. 이제라도 유산유도제 도입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에 응답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 특히 정부가 밝힌 초기 2년간의 ‘원내 처방·원내 조제’ 원칙은 의료기관의 거리와 비용, 진료 시간, 진료기록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의 접근을 가로막는다. 또한, 임신 9주 이내라는 사용 기준도 지나치게 제한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주수 상한을 두는 것 자체에 반대하고, 약물 임신중지와 관련하여 사용기준을 12주 이내로 권고하고 있다.

한편, 약물의 도입만으로 여성들의 임신중지 권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낙태죄’ 폐지 이후에도 임신중지를 원하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의료기관의 거부나 주변의 편견과 낙인을 경험하고 있다.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가 2024년 발표한 ‘2021년 이후 임신중지 경험조사’에서도 신뢰할 만한 정보와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웠던 경험, 병원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거나 의료진의 차별적인 언행을 경험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약물이 공식적으로 도입되더라도 이러한 장벽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여성들이 자유롭게 임신중지를 선택하기 어려워진다. 청소년, 장애인, 저소득층, 이주민, 지역 거주자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접근성도 함께 보장해야 한다.

7년의 공백 끝에 시작된 이번 약물 도입이 또 다른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성의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 권리 보장은 국가의 책무다. 이미 UN 사회권위원회가 권고했듯, 정부와 국회는 성·재생산 건강 서비스와 정보의 접근성과 이용가능성을 보장하고, 안전한 임신중지와 피임·응급피임을 포함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관련 입법 공백을 해결해야 한다.

오늘 9월 28일은,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 권리 보장을 위한 국제행동의 날이다. 우리는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을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계속해서 요구하고 행동할 것이다.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