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 여성폭력 피해자에게도 가능한가
지난 7일 저녁, 인천에서 한 10대 남성이 어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현장에 있던 반려견도 목졸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작년 8월 용인에서는 20대 남성이 전 연인의 집에 무단 침입했다가 반려묘를 살해했으며, 같은 해 5월 동탄에서는 반려견을 학대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던 30대 남성이 전 연인을 살해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언론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 및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분석’ 2025년 보고서에서도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반려견을 창문 밖으로 던지거나, 아내를 폭행한 뒤 반려견을 살해하고, 피해자가 보는 앞에서 반려동물을 가스불로 태워 학대한 사례가 포함됐다. 2023년 보고서에서는 주변인 피해 사례 중 반려동물이 위해를 당한 경우가 약 20%에 달하기도 했다.
여성폭력에서 반려동물 학대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자 결과다. 여성폭력 피해자 집단이 피해가 없는 집단보다 동물학대를 보고할 가능성이 11배가 높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과 동물학대는 별개의 사건으로 인식되어 피해자 보호, 가해자 처벌 등 문제 해결의 전 과정에서 상보적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반려동물 학대는 여성폭력의 위험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로, 피해자 안전조치 실시, 가해자 처벌에 있어 필수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 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세종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여성폭력 피해자 반려동물 위탁사업 등을 실시하고는 있다. 피해자가 거처를 옮기거나 쉼터에서 거주하게 될 경우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탁사업은 여성폭력 피해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제도가 아닌, 분리를 전제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위탁기간이 충분치 않아 피해자가 안전을 확보하고 반려동물과 함께할 주거지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이마저도 일부 지자체의 재량사업에 머물러 그 밖의 지역 피해자는 이러한 최소한의 자원조차 이용할 수 없다.
피해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안전하게 머물 곳이 필요한 현실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사적인 문제로 취급하며 가해자를 방치한 채 폭력 해결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긴 결과다.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 주거지를 떠나고, 생계를 다시 꾸리고,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피해자의 몫이라면, 반려동물의 안전을 포기하고 피해자만 벗어나라고 해서는 안 된다.
아주 최소한의 조치로서 여성폭력 피해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쉼터(피해자 보호시설)를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반려동물의 동반 입소를 허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피해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독립된 생활공간과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을 갖추고, 동물의 치료와 돌봄, 피해자의 상담·의료·법률지원과 주거·자립 지원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반려동물 정책 컨트롤타워로 총리실 산하에 ‘반려동물정책위원회’를 신설했다. 국정과제인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 추진의 일환이다. 약속이 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적어도 폭력을 피해 떠나는 사람이 반려동물의 안전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피난처부터 국가가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관련기사 : https://buly.kr/6MuB5yH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260811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 여성폭력 피해자에게도 가능한가
지난 7일 저녁, 인천에서 한 10대 남성이 어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현장에 있던 반려견도 목졸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작년 8월 용인에서는 20대 남성이 전 연인의 집에 무단 침입했다가 반려묘를 살해했으며, 같은 해 5월 동탄에서는 반려견을 학대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하던 30대 남성이 전 연인을 살해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언론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 및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분석’ 2025년 보고서에서도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반려견을 창문 밖으로 던지거나, 아내를 폭행한 뒤 반려견을 살해하고, 피해자가 보는 앞에서 반려동물을 가스불로 태워 학대한 사례가 포함됐다. 2023년 보고서에서는 주변인 피해 사례 중 반려동물이 위해를 당한 경우가 약 20%에 달하기도 했다.
여성폭력에서 반려동물 학대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자 결과다. 여성폭력 피해자 집단이 피해가 없는 집단보다 동물학대를 보고할 가능성이 11배가 높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과 동물학대는 별개의 사건으로 인식되어 피해자 보호, 가해자 처벌 등 문제 해결의 전 과정에서 상보적으로 처리되지 않는다. 반려동물 학대는 여성폭력의 위험성을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로, 피해자 안전조치 실시, 가해자 처벌에 있어 필수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 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세종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여성폭력 피해자 반려동물 위탁사업 등을 실시하고는 있다. 피해자가 거처를 옮기거나 쉼터에서 거주하게 될 경우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탁사업은 여성폭력 피해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제도가 아닌, 분리를 전제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위탁기간이 충분치 않아 피해자가 안전을 확보하고 반려동물과 함께할 주거지를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이마저도 일부 지자체의 재량사업에 머물러 그 밖의 지역 피해자는 이러한 최소한의 자원조차 이용할 수 없다.
피해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안전하게 머물 곳이 필요한 현실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사적인 문제로 취급하며 가해자를 방치한 채 폭력 해결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긴 결과다.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 주거지를 떠나고, 생계를 다시 꾸리고, 아이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피해자의 몫이라면, 반려동물의 안전을 포기하고 피해자만 벗어나라고 해서는 안 된다.
아주 최소한의 조치로서 여성폭력 피해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쉼터(피해자 보호시설)를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반려동물의 동반 입소를 허용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피해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독립된 생활공간과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을 갖추고, 동물의 치료와 돌봄, 피해자의 상담·의료·법률지원과 주거·자립 지원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반려동물 정책 컨트롤타워로 총리실 산하에 ‘반려동물정책위원회’를 신설했다. 국정과제인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 추진의 일환이다. 약속이 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적어도 폭력을 피해 떠나는 사람이 반려동물의 안전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피난처부터 국가가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관련기사 : https://buly.kr/6MuB5yH
* 당신과 함께하는 기억의 화요일 ‘화요논평’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