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제안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폭력 피해자와 함께하는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성평등한 사회를 향한 제도와 정책을 제안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1993년 성폭력특별법,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 2018년 여성폭력방지기본법, 2021년 스토킹처벌법을 제정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제정된 법률이 취지에 맞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정부를 감시하며, 성평등 정책을 촉진하는 활동을 합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정책 제안

[2024 한국여성의전화 정책제안] 3. 가정폭력에 대한 가정유지·보호 관점 폐기

2024-04-04

3. 가정폭력에 대한 가정유지·보호 관점 폐기

 

 

1) 현황 및 필요성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가정폭력처벌법) 목적조항은 가정폭력 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피해자와 가족 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로 인해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의 유지와 보호를 기조로 하여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분명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피해자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중 0.8%만이 경찰에 신고한다. 2022년 한 해 동안 가정폭력으로 112에 신고된 225,609건 중 검거된 건수는 44,816건에 불과하다. 19.8%만이 검거되는 것이다. 검거 인원 52,146명 중 67.3%(35,108)는 가정보호사건 또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기소 인원 14,997명 중 구속된 사람은 3.3%(496)에 그쳤다. 이는 가정폭력 가해자가 사실상 형사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검찰에 접수된 가정폭력 사건은 사건의 성질·동기 및 결과, 가정폭력 행위자의 성행 등을 고려하여형사 처벌 대신 상당수가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된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의하면 2022년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된 인원(22,742)51.6%는 불처분되며, 처분을 받더라도 대부분은 상담위탁(25.2%) 및 사회봉사·수강명령(12%) 위주이다. 이에 반해 접근행위제한은 0.3%에 불과하고 전기통신이용 접근행위제한 및 친권행사 제한, 감호위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가정폭력처벌법 제9조의2가정폭력행위자의 성행 교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상담조건부 기소유예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으로 인해 가정폭력 가해자는 상담을 조건부로 가정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면제받을 수 있다. 가정폭력을 다른 범죄와 같은 기준으로 엄격히 대응하고 처벌해야 함에도 본 조항이 가정폭력처벌법을 무력화하고 있다. 이에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및 고문방지위원회(CAT)에서도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도가 피해자 보호 조치에 불충분하다며 가해자는 기소되어 처벌받도록 보장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가정폭력만 예외적으로 처벌 없이 상담을 조건으로 기소유예를 하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에서 형평성에도 어긋나며, 피해자를 다시 폭력 상황에 내모는 것이다.

가정폭력처벌법 제9조에 따르면 검사는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가정폭력 범죄를 형사 사건이 아닌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할 수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 경제적 이유, 자녀 양육 문제, 가정을 해체시킨 장본인이라는 사회적 비난 등 복합적인 이유로 가정폭력을 신고하더라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 의사를 밝히기 매우 어렵다. 가정폭력이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현실에서 국가가 이러한 특성을 모두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의사를 기계적으로 존중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인 가해자 처벌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차도 방기하는 것이다.

 

2) 정책과제

○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1조 목적조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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