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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2021년 분노의 게이지: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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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분노의 게이지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2021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최소 83명, 살인미수 등 포함 260명

 

한국여성의전화가 2021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을 분석한 결과,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83명,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177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해 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중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은 경우도 최소 59명에 달하여, 주변인의 피해까지 포함한 피해자 수는 최소 319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최소 1.4일에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고, 주변인의 피해까지 포함하면 최소 1.1일에 1명이 이러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수치로, 실제로 보도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표1. 2021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 수>

피해자

범죄유형

배우자관계

데이트관계

기타

소계

주변인

총계

살인

36

46

1

83

20

103

살인미수 등

57

118

2

177

39

216

누계(명)

93

164

3

260

59

319

*배우자관계: 현재 또는 과거(사실)혼인 상태의 아내

*데이트관계: 현재 또는 과거 데이트관계의 여성(동거, 소개팅이나 채팅, 조건만남 등 포함)

*기타: 배우자나 데이트 관계가 아닌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교제나 성적인 요구를 하는 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

 

연령대가 파악 가능한 사건을 분석해보았을 때, 혼인이나 데이트 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피해자 연령은 30대와 40대가 각각 23.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20대가 22.2%, 50대가 19%, 60대가 7.2%, 10대가 2.4%, 70대 이상이 1.6%를 차지했다. 피해 여성이 맺는 관계의 양상에 따라 집계되는 항목이 달라졌을 뿐, 여성살해는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이 겪는 현실이었다.

 

<표2. 2021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 연령별 현황>

관계

범죄유형

연령

불상

합계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이상

소계

배우자관계

살인

0

0

4

7

5

3

1

20

16

36

살인미수 등

1

1

5

5

5

1

1

19

38

57

합계

1

1

9

12

10

4

2

39

54

93

데이트관계

살인

0

7

6

7

7

2

0

29

17

46

살인미수 등

2

20

13

11

7

3

0

56

62

118

합계

2

27

19

18

14

5

0

85

79

164

기타

살인

0

0

0

0

0

0

0

0

1

1

살인미수 등

0

0

2

0

0

0

0

2

0

2

합계

0

0

2

0

0

0

0

2

1

3

누계(명)

3

28

30

30

24

9

2

126

134

260

비율(%)

2.4

22.2

23.8

23.8

19

7.2

1.6

100

51.5

100

48.5

(*주변인 피해 제외)

 

 

2021년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주변인 피해자 수 최소 59명

친밀한 관계를 넘어 주변인들의 생명까지 위협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한 폭력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까운 주변인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미친다. 2021년 전체 피해자 319명 중 59명(18.4%)이 피해자의 주변인으로, ‘피해자의 자녀’, ‘피해자의 부모·형제 등 친인척’, ‘피해자의 전·현 파트너’, ‘피해자의 지인’ 등이었다. 피해자의 자녀에 대한 피해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분노의 게이지 통계에 포함된 기사를 통해 가해자가 자녀에 대해 흉기로 폭행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학대를 저지르고 살해까지 하는 참담한 사건들을 볼 수 있었다. 이는 가해자가 피해자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녀에게 폭력을 가하며 피해자를 통제하고 보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피·가해자가 배우자관계라면, 가해자는 피해자 자녀의 친권자인 ‘아버지’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친권’, ‘면접교섭권’ 등 가해자의 권리 행사를 염려하는 동안, 피해 여성을 통제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는 자녀의 생명조차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한편, 데이트관계에서의 주변인 피해를 살펴보면, 부모·형제·자매 등 친인척의 피해가 전체 피해 중 44.8%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동료·친구 등 지인의 피해가 23.7%, 자녀의 피해가 21%, 전/현 배우자·애인의 피해가 10.5%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데이트관계에서도 피해자 주변인에 대한 피해가 심각함을 파악할 수 있었다. 친밀한 관계 내 폭력 피해자의 범위를 주 피해 여성으로 국한할 것이 아닌 주변인에 대한 피해까지 파악하여 폭넓게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겠다.

 

<표3. 2021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주변인 피해자 수>

피·가해자 관계

범죄유형

피해자와의 관계

합계

자녀

부모·형제·자매 등 친인척

동료·친구 등 지인

전/현 배우자·애인

배우자

관계

살인

4

1

0

3

8

살인미수 등

6

5

2

0

13

합계

10

6

2

3

21

데이트

관계

살인

4

4

4

0

12

살인미수 등

4

13

5

4

26

합계

8

17

9

4

38

누계(명)

18

23

11

7

59


 

"이혼, 결별을 요구해서" 여성을 살해하는 가해자들

 

가해자들이 말하는 범행 동기를 살펴보면,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해서’가 85명(26.7%)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이 56명(17.6%),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이 40명(12.5%), ‘자신을 무시해서’, ‘성관계를 거부해서(성폭력)’가 각각 14명(4.3%), 4명(1.3%)으로 나타났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꿔서”, “헤어진 후 다른 남자를 만나서”, “이혼을 요구해서”

“외도를 의심해서”, “자신을 무시해서”, “폭행 합의를 안 해줘서”,

“잠을 깨워서”, “말대꾸를 해서”, “자녀 면접을 거부당해서”

“아이가 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양육비를 요구해서”

“전 파트너와 연락해서”, “술에 취해서”

 

이는 친밀한 관계 내에 있는 여성을 살해 위험에 처하게 하거나 살해한 가해자들이 범행의 이유로 밝힌 말들이다.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 위협하는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은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전부터 지속·반복된 폭력의 연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피해 여성의 행동과 태도에 기인한 것이 아닌 가해자들이 선택하고 계획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발적'이었다는 가해자의 구차한 변명을 들어주며 여성살해 현실 외면하고 있다.

 

<표4. 2021년 언론에 보도된 범행 동기에 따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 수>

범행

동기

범죄

유형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해서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 등 이를 문제 삼아

자신을 무시해서

성관계를 거부해서(성폭력)

언급 없음

기타

합계

살인

20

25

9

4

0

21

24

103

살인미수 등

65

15

47

10

4

32

43

216

합계

85

40

56

14

4

53

67

319

비율(%)

26.7

12.5

17.6

4.3

1.3

16.6

21.0

100

(*주변인 피해 제외)

 

 

지난 13년간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 최소 1,155명, 미수 포함 2,298명

국가는 여전히 가장 기본적인 통계를 내고 있지 않아

 

지난 13년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는 최소 1,155명이다. 살인미수까지 포함하면 2,298명, 피해자의 주변인까지 포함하면 2,833명이다. 1.4일마다 1명의 여성이 친밀한 관계 내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놓여있지만, 국가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해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어떠한 범죄통계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표5. 2009-2021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 수>

관계

범죄유형

발생연도

합계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혼인, 데이트 관계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여성

살인

70

74

65

120

123

114

91

82

85

63

88

97

83

1,155

살인미수 등

7

54

19

49

75

95

95

105

103

125

108

131

177

1,143

소계

77

128

84

169

198

209

186

187

188

188

196

228

260

2,298

피해자의 자녀, 부모 등 주변인

살인

16

16

6

16

14

30

23

21

5

20

11

18

20

216

살인미수 등

미파악

10

미파악

19

16

27

27

30

50

40

22

39

39

319

소계

16

26

6

35

30

57

50

51

55

60

33

57

59

535

합계

93

154

90

204

228

266

236

238

243

248

229

285

319

2,833


 

차기 정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처벌원칙과 피해자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200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여성의전화가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실태 파악을 위해 분노의 게이지 통계를 내고 있지만, 국가는 여전히 여성살해 범죄와 관련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성차별적인 구조를 바탕으로 한결같이 여성을 규제하고 지배할 수 있는 권리가 남성에게 있다고 간주하며 여성살해를 용인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분노의 게이지 통계에 포함된 사건의 시작과 처리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차별적이고 불평등한 구조가 어떻게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공고히 하는지 볼 수 있었다. 특별히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몰지각한 행태가 앞서 말한 사회 구조가 영속할 수 있도록 크게 일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분노의 게이지에 포함된 많은 사건 중 한 사례에서 재판부는, 놀랍게도 남성 파트너 가해자가 목을 조르며 폭행했지만, 가해자의 반성을 양형에 고려한다. 다른 사례에서는, 당연한 책임인 양육비 부담을 이유로 벌금을 감경하고 가해자가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불우한 환경에 있다는 이유로 철저하게 살해를 계획한 가해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 수사기관도 마찬가지였다. 성차별적인 권력 구조가 뿌리 깊게 작동하는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피해 여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 여성을 감금하고 폭행한 극악무도한 가해자의 구속 영장을 기각하기도 하였다.

 

끊임없이 가려지는 친밀한 관계 내 폭력 속에서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을 바라며 용기를 낸 피해 여성들을 언제까지 지울 것인가. 피해자가 사라지지 않고 가해자의 범죄 행위에 대한 마땅한 법적 처분을 위해 현 정책의 한계를 살피고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에서의 대표적인 유형인 가정폭력에 관련한 정책과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선후보가 여성폭력의 현실을 철저히 무시한 채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 문제"라 주장하는 참담한 모습을 목도할 뿐이다.

 

2,298명, 지난 2009년 이후 여성 살해로 희생된 최소한의 숫자다. 차기 정부는 여성폭력의 현실을 바로 마주 보고 성별에 기반한 폭력의 정의와 개념, 맥락과 특성을 반영한 정책의 기본 원칙과 국가 시스템 구축을 핵심 과제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살해 문제에 제대로 개입해야 할 것이다. 이에, 한국여성의전화는 차기 정부에 요구한다.

 

1.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의 원인과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국가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라.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통계이다.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의 성별 및 관계에 따른 범죄 발생 후 검거, 수사, 사건처리 결과 등을 유기적으로 파악하고 범행 및 범죄자·피해자 특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를 마련해야 한다.

 

2.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에 대한 마땅한 처벌원칙과 지원체계를 마련하라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은 배우자 관계, 데이트 관계 내에서 혹은 결별 과정에서 여성을 통제하고 이에 저항하는 피해 여성을 보복하려는 목적으로 발생한다. 더욱이 명백한 범죄이자 성별화된 폭력임에도 데이트폭력을 규율할 법과 제도가 없고 스토킹처벌법 또한 협소한 정의 등 많은 한계가 있다. 구조적 성차별에 따른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확실히 처벌하여 국가가 묵인하지 않는 사회적 범죄라는 사실을 명백히 하고 피해자의 권리에 기초하여 사각지대 없이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체계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3. 여성폭력 근절 및 성평등 실현을 위한 강력한 추진체계를 마련하라.

여성살해 및 여성폭력 근절은 성평등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러나 여성 정책을 담당하는 여성가족부는 보육, 청소년, 가족 정책에 주력하고 있어, 국가의 성평등을 책임지는 주무 부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여성폭력과 관련한 정책이 유기적으로 운영되고 성평등 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이를 실질적으로 총괄·조정하는 기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언론에 보도된 사건 분석을 통해 혼인이나 데이트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통계를 발표하여 여성에 대한 폭력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21 분노의 게이지 분석을 위해 26명의 자원활동가가 참여하였습니다.

권홍빈 김예원 다연 무랑 문지민 문혜리 믹키 봄 송은지 영미

완 유유 은혜 이명재 이정민 이해우 이희진 장윤석 정민 조성희

메이 최지은 최지인 파피용 하루 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