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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2025년 분노의 게이지 :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 및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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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분노의 게이지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 및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1) 분석2)


2025년 작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최소 137명,
살인미수 등 포함 389명, 주변인 포함 673명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해 일어난 여성살해, 주변인 포함 94명
여성살해 최소치에 불과


한국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분노의 게이지’라는 이름으로 매년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이는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문제 해결의 정책적 기초가 되어야 할 정부의 공식 통계 구축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본 보고서는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을 분석한 것으로, 실제 발생한 사건의 최소치를 보여주는 데 그친다. 또한 분석 범위가 친밀한 관계와 일면식 없는 관계에 한정되어 직장·학교·이웃 등 그 밖의 관계에서 발생한 여성살해는 포함되지 않아, 본 보고서의 수치는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여성살해의 실태를 대표하는 공식 통계가 아니다. 이러한 공식 통계의 부재와 구축 필요성은 국제사회 역시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권고해 온 바 있다.3 


2025년 12월, 성평등가족부는 「2025년 여성폭력통계」를 발표하며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치사·폭력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를 처음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여성살해를 수치화 하려는 공식 통계의 출범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이 통계만으로는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의 실태를 포괄적으로 드러내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예컨대 법적으로 치사 범죄로 집계되지 않은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살해 후 가해자가 자살하여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된 경우 등 여성살해의 맥락과 연속선상에 있는 사건들이 충분히 포착되지 않는다. 


이에, ‘분노의 게이지’ 집계를 시작한 지 17년째인 현재까지도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의 규모와 양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포괄적인 공식 통계는 여전히 부재하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25년 「분노의 게이지」 보고서에서 이러한 현실을 드러내는 지표로서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사건과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사건을 분석하였다. 


Ⅰ.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2025년 작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최소 137명,
살인미수 등 포함 389명

한국여성의전화가 2025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분석한 결과, 2025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137명,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252명으로 나타났다. 자녀, 부모, 친구 등 주변인 피해자 수를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한 피해자 수는 최소 673명에 이르렀다. 최소 22.5 시간마다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해있으며, 주변인 피해까지 포함하면 최소 13.02 시간마다 1명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통계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수치로 실제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한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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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관계: 과거 또는 현재의 혼인 관계(사실혼 포함)
*데이트 관계: 과거 또는 현재의 데이트 관계(동거, 소개팅이나 채팅, 조건만남 등 포함)
*기타 관계: 혼인 관계 또는 데이트 관계가 아닌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교제나 성적인 요구를 하는 관계 등
*주변인: 피해자의 자녀 등. 주변인에는 반려동물 피해 건수도 포함되었으며, 단위는 명으로 통일하였으나, 문맥상 필요한 경우 건으로도 표기하였음.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전 연령대에서 나타나

총 389명의 피해자 중 연령대를 확인할 수 있는 256명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 연령대는 30대가 20.31%(52명)로 가장 높았으며, 20대가 18.75%(48명), 40대와 50대가 각각 17.58%(45명), 60대가 13.67%(35명)로 그 뒤를 이었다. 10대는 7.81%(20명), 70대 이상은 4.3%(11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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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주변 피해자 수 최소 284명*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은 피해자 본인만의 피해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가 일상에서 맺고 있는 가족, 지인, 동료, 반려동물, 그리고 때로는 이를 제지하거나 현장에 개입한 제3자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미친다. 2025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주변 피해자 건수는 전체 피해 사례 673건 중 284건(42.2%)을 차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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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포함
**기타: 상기 항목 외 행인, 가해자가 피해자와의 연인관계를 의심한 사람 등


배우자 관계에서 발생한 주변인 피해는 전체 224건 중 행인, 경찰관 등을 포함한 기타 피해가 172명(76.8%)으로 가장 많았다. 통상 기타 피해는 자녀 등의 피해보다는 빈도가 낮게 나타나는데, 단독 사건에서 160명의 피해가 집계된 영향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해당 사건은 피해자와의 이혼 판결 결과에 분노한 가해자가 지하철에 불을 질러 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가 된 건으로, 여성폭력이 피해자의 생활권에 있는 사람뿐 아니라 사회구성원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사점이 있다. 본 사건을 제외할 경우, 배우자 관계에서 발생한 주변인 피해는 총 64건이며, 이 중 자녀 피해가 30명(46.9%)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부모‧자매‧형제 등 친인척(18.8%), 전/현 배우자·애인(9.4%), 반려동물(4.7%) 피해가 뒤를 이었으며, 동료·친구 등 지인 피해가 1.6%를 차지했다. 한편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한 주변인 피해는 총 33건이었으며, 이 중 동료·친구 등 지인 피해가 8명(24.24%)으로 가장 많았다. 부모·형제·자매 등 친인척과 전/현 배우자·애인 피해가 각각 21.2% 이었고, 경찰관 등을 포함한 기타 피해(18.2%), 자녀 피해(12.1%)와 반려동물 피해(3.0%)가 뒤를 이었다. ’기타’ 피해 중,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흉기로 위협하고 중상을 입히는 등 공무집행 방해를 하고 위협하는 사례도 발견되었다. 혼인 관계 또는 데이트 관계가 아닌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교제나 성적인 요구를 하는 관계 등을 포함한 기타 관계에서 발생한 주변인 피해는 총 27건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한 반려동물 피해 역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반려견을 창문 밖으로 던지거나, 아내를 폭행한 뒤 반려견을 살해하고, 피해자가 보는 앞에서 반려동물을 가스불로 태워 학대한 사례 등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범죄에서 반려동물 피해가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고 통제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가해자 처벌은 여전히 미약하다. 피해자가 폭력 피해를 벗어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보호시설 중 반려동물과 동반 입소가 가능한 곳은 극히 제한적이며, 입소 기간 동안 반려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 역시 매우 부족하다.


“생일을 챙기지 않아서”, “잠꼬대를 해서”, “몸이 아파서” 살해당한 여성들

“내 생일을 챙겨주지 않아서"
"TV 리모컨 위치를 모른다고 해서"
"잠꼬대를 해서"
"늦게 귀가해서"
"내 빚이 많아서"
"성관계를 거부해서"
"술을 마셔서"
"몸이 아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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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된 가해자가 언급한 범행 이유를 분석해 보았을 때, 보복, 채무 등의 사유를 포함한 ‘기타’ 사유가 199건으로 전체 건수 중 29.57%로 나타났다. 다만 이 역시 앞서 언급된 이혼 판결 결과에 분노해 160명의 주변인에 대한 살인미수가 발생한 사건의 보도의 영향이 크다. 해당 사건 건수를 제외한 총 515건을 기준으로 보면,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인 범행 이유로 집계된 사건이 126건으로, 전체 건수 중 18.72%를 차지했다. 그러나 실체를 들여다보면 그 내용은 동등한 개인 간 의견 충돌과 그로 인한 우발적인 대응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여자친구가 가해자의 범행을 신고하겠다고 하자 목을 조른 사례, 여자친구가 잠꼬대로 듣기 싫은 말을 했다는 이유로 둔기로 내려친 사례, 피해자와의 혼인 외 친밀한 관계가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살해한 사례, 아내가 몸담은 직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흉기로 위협한 사례 등은 모두 가해자가 피해자의 의사와 행동을 통제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살해해도 되는 소유물처럼 여기는 인식과 권력관계에 기반한 폭력임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가해자들이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해서’를 범행 사유로 언급한 경우의 피해자가 114명으로 16.94%를 차지했다. 피해자가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한 후 사건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의 의사표현과 사건 발생일까지 경과 기간이 보도에 특정된 건수는 53건이었다. 이 기간을 분석했을 때, 결별·거부 의사표현을 한 같은 날에 발생한 경우가 26.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6개월 이내가 22.64%, 한 달 이내가 18.9%, 1년 이내가 15.1%, 7일 이내가 13.21%, 1년 이상이 3.8%로 그 뒤를 따랐다. 기간을 불문하고 가해자와의 관계 지속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피해자와 주변인은 위험에 처한 것이다. 이 외에도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 등 이를 문제 삼아’ 76명(14.76%), ‘자신을 무시해서’ 49명(9.51%) 등의 이유가 언급되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도와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자신을 막아서’, ‘피해자와 친밀해 보여서’, ‘피해자와의 싸움에 끼어들어서’ 등의 이유를 내세워 피해자 주변인을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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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해야 할 거주지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들

언론에 보도된 사건 발생지를 분석했을 때,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은 피해자의 거주지(30.16%)와 차안과 같은 이동 중의 공간(43.98%)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가해자의 거주지, 호텔, 주차장, 야외 공간 등이 포함된 ‘기타’ 장소가 21.4%를 차지했고, 직장(7.43%)이 이를 뒤따랐다.

이 중, 피해자 거주지의 가스 배관을 타고 침입한 사례, 음식 배달기사로 위장해 주거지에 침입한 뒤 살해한 사례, 가해자를 피해 숨어 지내던 피해자의 거처를 찾아내 납치한 사례 등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그 생활 반경 안으로 침투해 벌어지는 폭력임을 보여준다.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와의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피해자의 거주지, 직장 등 일상적 생활 반경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가해자는 이러한 정보력을 이용해 피해자를 추적하고 폭력을 지속하며,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피해자를 결국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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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이란 거주지 혹은 직장 앞, 거주지 혹은 직장으로 가는 길 등을 포함
**’차량’이란 피해자나 가해자의 차량 및 드물게 대중교통을 포함
***’기타’란 가해자의 거주지, 호텔, 주차장, 야외 공간 등을 포함


경찰 신고 및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을 취했음에도 살해된 피해자 및 주변인 피해자 86명,
전체 피해자 중 12.8%

본 분석 보고서에서 살해되거나 살해당할 위험에 처한 피해자(주변인 포함) 673명 중 86명(12.8%)은 가해자와의 분리를 위해 경찰에 신고 혹은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이는 피해자가 폭력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국가의 개입을 요청했음에도, 그 개입이 여성살해를 막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참담한 수치다.

2025년 1월부터 8월까지 가정폭력으로 인해 경찰이 임시조치를 신청한 건수는 5,849건이었지만, 법원이 승인한 것은 4,623건으로 약 79%에 그쳤다. 더구나 승인된 대다수의 경우 접근금지 등 제한적인 조치에 머물렀다. 가장 강력한 보호조치인 임시조치 5호, 즉 ‘가해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하는 조치는 경찰 신청 자체가 493건으로 전체의 8%에 불과했고, 이 중 경찰 신청 건수 대비 법원 승인 건수는 전체 승인 비율 79%에 한참 못 미치는 약 46%인 227건이었다.4)

기존의 있는 제도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보호조치 집행 관행은 즉각 시정되어야 한다. 더불어 ‘가정폭력’과 ‘가정폭력범죄’를 구분하여, ‘가정폭력범죄’만 보호조치를 집행하게 하는 현행 가정폭력처벌법도 개정되어야 한다.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행위’ 단계에서도 공권력 개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범죄로 비화하기 이전 단계에서 예방적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친밀한 관계 내 폭력 역시 가해자가 피해자의 생활 반경에 침투하고 폭력을 반복·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전 예방’의 필요성이 동일하게 크다. 또한 사법경찰관의 응급조치와 긴급임시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위반시 즉각적 제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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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의 자살: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는 선택을 한 가해자들, 이를 막지 않는 현행법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를 다룬 기사에 피해자 및 주변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후 가해자가 자살(기도)를 택한 것이 보도된 사례를 취합하였다. 전체 건수 중 가해자가 자살했거나 자살 기도한 사건의 수는 44건으로 나타났다. 출동한 경찰과 대치 끝에 사망한 사례, 아내와 가족을 살해한 뒤 본인만 생존한 사례, 피해자를 살해한 후 투신 혹은 목을 매어 사망한 사례 등이 있었다. 심지어 피해자를 살해한 뒤 자해를 하고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한 사례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범죄에서 가해자의 자살은 단지 한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현행법상 수사 중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수사기관은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한다. 가해자의 자살이라는 선택은 피해자의 생명권을 앗아간 후 남겨진 유족들에게 사법정의를 실현할 기회조차 앗아가는, 책임을 끝까지 회피하는 선택이다. 친밀한 관계 내 폭력 범죄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피해자 및 법정대리인의 요청 시 수사기관이 사건의 실체와 피해의 맥락을 공적으로 규명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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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 및 주변인 피해자 673명 중 살해 피해 이전 해당 가해자의 선택의 비율.

 

지난 17년간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 최소 1,697명,
미수 포함 4,002명
주변인 피해 포함 5,096명


2009년부터 2025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는 최소 1,697명이다. 살인미수 등까지 포함하면 4,002명, 피해자의 주변인까지 포함하면 5,096명이다. 17년간 최소 1.55일에 1명의 여성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의 규모와 양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포괄적인 공식 통계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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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언론 보도를 통해 본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2025년 한 해 동안 최소 3.98일에 한 명의 여성이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해 살해되었다. 이는 언론 보도된 건수만 집계한 것으로 발생한 사건의 최소치이다. 본 보고서에서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는 피·가해자가 처음 만난 경우로 한정하였으며, 이웃, 학교, 직장 동료 등 면식이 있는 관계, 기사에서 피·가해자 관계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는 제외하였다.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해 일어난 여성살해, 주변인 포함 94명
20대의 비율이 높지만, 전 연령에서 나타나

2025년 언론에 보도된 건수를 분석한 결과,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해 일어난 여성살해 피해자는 주변인 포함 총 94명으로 집계되었다. 피해는 전 연령대에서 확인되었으나, 20대가 18명(29.03%)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편 2025년에는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테러 예고 사건도 다수 발생했다. 사례 중, 7월에 여자대학교 2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메일로 인해 경찰이 수색에 나서고 학생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건이 있었다. 또한, 여성 살해 협박을 포함한 테러 예고글 총 14건을 게시한 사건 또한 발생해 경찰관 800여 명이 현장에 투여된 사건도 있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은 수치화하기 어려워 위 계수에서 제외되었으나, 협박이 제지 없이 실행되었다면 여성과 주변인에게 대규모 피해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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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 가해자의 범죄행위를 막던 피해자의 지인이나 행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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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가, 버스를 기다리다가, 길을 걷다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목숨을 잃거나 위협당한 여성들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나와 성관계를 해주지 않아서”
“너무 시끄러워서”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하라고 해서”
“기분이 나빠서”
“그냥”

가해자는 위와 같은 ‘이유’를 내세워 일면식 없는 여성을 살해하였다. 여성들은 일을 하다가, 버스를 기다리다가, 길을 걷다가,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순간에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갑작스럽게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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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시도: 성폭력을 하기 위해 피해자를 제압하려고 범행을 저지른 경우, 성폭력에 저항하는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 등


가해자가 언급한 범행 ‘이유’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것은 ‘성폭력 시도’(21.28%)였다. 그 다음으로는 ‘그냥’, ‘아무나 폭행하고 싶어서’, ‘시끄러워서’, ‘심신미약’ 주장 등을 포함한 ‘기타’가 14.89%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자신을 무시해서’(12.77%), ‘여자라서’(11.7%),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5.32%)이 뒤를 이었다.

가해자들은 일면식 없는 여성에게 성폭력을 시도하고, 이에 저항하는 피해자에게 중대한 상해를 입히거나 생명을 빼앗았으며,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이는 여성을 성폭력의 대상으로, 자신의 뜻대로 해도 되는 대상으로 여기는 성차별적 인식이 범죄의 바탕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Ⅲ. 제언 – 계속되는 여성살해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의무,
통계·입법·처벌·보호체계의 전면적 강화 및 종합대책 마련해야


구조적 성차별이 초래한 만연한 여성살해

여성폭력은 개인의 불운이나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이 아니다. 성차별이 구조화된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발생하고 강화되며 반복되는 폭력이다. 매년 수백 명의 여성들이 목숨을 잃고도, 그 규모가 확연히 줄어들지 않는 현실은 성차별적 문화와 인식이 우리 사회에 여전히 공고하며, 성평등이 제대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젠더사회규범지수(GSNI)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37개국 중 성별에 대한 편견이 크게 악화된 국가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었다. 이러한 현실 속,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며 성평등의 현실을 부정하고 민주주의 또한 극심하게 후퇴시킨 윤석열 정권이 2025년 초 탄핵된 후, 성평등 정치를 기대한 시민들의 노고로 출범한 새로운 '국민 주권 정부'가 1년을 향해 가는 현 시점, 무엇이 달라졌는가. 19개월 간 공석이었던 성평등정책 전담부처의 장관석이 채워진 후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 되었으나, 현 정부의 ‘남성 역차별’ 해소를 성평등 정책 핵심에 두는 듯한 행보는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이해와 성평등 관점의 부족함이라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고있다. 이러한 퇴행된 현주소에서 악화되고 있는 여성살해 문제 해결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국가의 여성살해 해결 의지, 통계의 질부터 확보해야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 2025년 12월,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의거해 성평등가족부가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치사·폭력 현황을 포함한 「2025년 여성폭력통계」를 발표했으나 이 통계만으로는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의 실태를 포괄적으로 드러내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관계가 전·현 배우자(사실혼 포함) 및 전/현 애인으로 제한되어, 소개팅앱 등으로 만난 관계나 일방적으로 관계를 요구는 경우 등 폭넓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가 충분히 포함되지 않았을 가능이 크다. 또한 법적으로 치사 범죄로 집계되지 않은 폭력으로 인한 사망 사건, 가해자의 폭력행사로 인해 피해자가 자살에 이른 사건, 살해 후 가해자가 자살한 사건, 피해자의 경찰 신고 여부 및 보호조치 이력 등 여성살해의 맥락과 연속선상에 있는 사건들이 충분히 포착되지 않는다. 반면 영국은 자살 사건을 포함해 친밀한 관계 내 폭력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를 대상으로 ‘가정폭력 관련 살인 검토제도(Domestic Homicide Review)’를 운영하며, 국가가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실패한 지점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정책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공적 검토 체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관련 내용을 포함한 2개의 법안이 현재 발의되어 있다.5) 한편,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통계 또한 「2025년 여성폭력통계」에 누락되어 있다.

 

실태 파악을 위한 통계는 단순한 수치의 나열이 아니라, 문제 해결의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2025년 11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과 유엔여성기구가 발표한 「2024 여성살해 보고서」는 “여성살해를 근절하고자 하는 국가의 의지는 그 통계의 질과 이용 가능성에서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현 국가 통계자료는 경찰청 제공 범죄 추이에 그치고 있어 이 대목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스토킹처벌법 개정이 아닌 친밀 관계 폭력 포괄 입법으로

한편, 부분적 보완이 아닌,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전반을 피해자의 권리 보장과 생명 보호의 관점에서 다시 설계하는 법·제도 또한 시급하다. 현행 제도는 혼인 관계와 데이트 관계를 분절적으로 다루고, ‘관계 유지’와 가해자 교정에 기울어진 채 피해자 보호와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충분히 담보하지 못해 왔다. 그 결과 피해자들은 신고와 보호조치를 요청하고도 반복되는 폭력과 살해 위험에 방치되었다. 현실을 반영한 친밀한 관계 내 폭력 입법은 데이트폭력을 별도로 덧붙이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가정폭력처벌법 전면 개정을 통해 배우자·교제 관계·지속적 성적 관계·동거 관계 등 생활상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관계 전반을 포괄하는 ‘친밀한 관계’ 개념을 명확히 규정하고, 법의 목적 역시 관계 유지가 아니라 피해자의 자유로운 생활 형성과 인권 보장에 두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의 본질을 겨냥하기보다 행위의 양태를 규율하는 스토킹처벌법에 데이트폭력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입법화하고자 하는 법무부의 추진 계획은 입법 편의적 행태에 불과하며, 즉각 재고되어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지금 당장 이행해야 할 국가 책임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더 이상 사적 갈등이나 개별 사건으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이는 국가가 개입하고 책임져야 할 중대한 사안이며, 여성의 생명권과 인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구조적 문제다. 이제 국가는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도 살해되거나 살해 위험에 놓이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보다 정교하고 포괄적인 여성살해 통계를 구축하고, 관련 법안을 신속히 제·개정하며, 피해자 보호조치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지금 당장 이행해야 할 국가의 의무다.


1) 이 글에서 여성살해는 살인, 살인미수를 포괄한다.
2) 2025년 분노의 게이지 분석을 위해 38명의 자원활동가가 참여하였다.
3)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대한민국 제9차 정기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 2024, UN Doc. CEDAW/C/KOR/CO/9 para 55.
4) 용혜인 의원실. 경찰청. 2025.
5) 전진숙의원 등 12인,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2025년 6월 11일),
김용만의원 등 12인,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2025년 6월 30일)


한국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언론에 보도된 사건 분석을 통해 혼인이나 데이트 관계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통계를 발표하여 여성에 대한 폭력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23~ 2025년은 일면식 없는 남성에 의해 일어난 여성살해사건을 추가로 집계하여 분석하였습니다.


*2025년 분노의 게이지 분석을 위해 38명의 자원활동가가 참여하였습니다.

강준아 강푸름 김령아 김주희 김현아 녕 단단(고은정) 도원 루니(남하님) 류하연 리미 小菊 신동효
신미혜 앨리스 양경미 영경 영은 오예린 유경화 유서현 이지우 장이율은 정인아 정주영 조경숙(갱)
지연 진영인 최보라 최지은 한나 한예은 해연 혜린 황유선 hypsen Joha JU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