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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2018년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 통계분석 - 가정폭력을 중심으로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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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상담 통계분석

-가정폭력을 중심으로


한국여성의전화 본부와 지부의 상담소는 전국 25개소로 2018년 총 상담 건수는 35,625건으로 집계되었다. 본 상담통계는 본부인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의 상담 사례를 심층 분석하고자 하며, 총 2,661건 중 재상담 1,082건을 제외한 초기상담 1,579건을 분석 대상으로 한다. 


초기상담 1,579건을 가정폭력, 성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기타 등의 유형으로 분류하였고, 하나 이상의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는 중복으로 집계하였다. 성추행, 강간 등 상대의 동의 없는 성적 언행으로 유발된 피해와 성매매까지 포괄하는 ‘성폭력’에 관한 상담이 685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신체적, 성적, 정서적, 경제적으로 억압·통제하는 행위를 포괄하는 ‘가정폭력’ 상담이 총 644건으로 뒤를 이었다. 데이트·연애를 목적으로 만나거나 그 가능성을 인정하고 만나는 관계에서 일어난 모든 폭력 행위를 포괄하는 ‘데이트폭력’ 상담은 255건으로 집계되었다. 감시, 미행, 반복적인 연락, 특정 장소에 나타나서 지켜보기 등 상대의 동의 없이 공·사적 생활영역에 접근하여 괴롭히는 행위를 포괄하는 ‘스토킹’에 관한 상담은 214건으로 나타났다. 초기상담 1,579건에서 피해 유형별로 중복 집계하였을 때 성폭력 43.4%, 가정폭력 40.8%, 데이트폭력 16.1%, 스토킹 13.6%를 차지했다. 22.9%를 차지한 기타 유형으로는 가족 문제, 이혼, 부부갈등, 중독, 성적 지향 관련 상담 등이 있었다. 



하나의 유형으로 국한되지 않는 폭력, 다른 폭력과 다층적으로 발생


가정폭력 상담 사례 중에서도 성폭력을 함께 경험한 사례는 24.7%(159건), 스토킹을 함께 경험한 사례는 7.1%(46건)로 집계되었고, 데이트폭력 상담 사례 중 성폭력이 동반된 경우는 41.2%(105건), 스토킹을 함께 경험한 사례는 22.4%(57건)로 나타났다. 2018년에도 피해자가 경험한 폭력은 하나의 유형에 국한되지 않고 다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즉, ‘가정폭력, 성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과 같은 구분만으로는 여성폭력 피해자가 처한 현실을 온전히 드러내기에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표1. 2018년 피해 유형별 상담 건수>


가정폭력성폭력
(성매매포함)
데이트폭력스토킹기타합계
건수6446852552143621,997
비율(%)140.843.416.113.622.9-

주: 1) 초기상담 1,579건 중 가정폭력·성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기타가 차지하는 비율


가해자가 남성이고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가 94.3%


초기상담 사례 중 중 폭력피해 상담이 아니거나 성별을 파악하기 어려운 기타 상담 17건을 제외하고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1,552이었으며, 그중에서도 가해자가 남성인 사례는 1,490건으로 전체의 94.3%를 차지해 가정폭력, 성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대다수가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임이 드러난다. 


전체 초기상담 1,579건을 피·가해자 관계에 따라 분류한 <표 3>에 따르면 아는 사람 중에서도 전·현 배우자, 전·현 애인, 데이트 상대자가 57.5%를 차지해 가장 높게 나타나, 여성의 폭력 피해 다수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임이 드러난다. 이어 직장 관계자가 183건(11.6%)으로 집계됐으며, 그 외에도 동급생·선후배·교사·강사·교수가 있는 학교(5.4%), 동네 및 지인(6.8%), 서비스 제공자 등이 30.1%를 차지했다. 기타 내용을 살펴봐도 헬스장 사장, 대학 기숙사 사생 자치위원회, 부동산 거래업자, 채권자, 결혼정보회사 매니저, 변호인, 집주인 등 피해자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접하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 즉 일상생활에서 폭력에 노출되고 있었다. 모르는 사람에 의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2.3%에 그쳤다. 


<표2. 피·가해자 성별 분포>

                                가해자
피해자
여성남성합계
여성621,4901,552
남성5510
합계671,4951,5621

주: 1) 초기상담 1,579건 중 성별을 파악하기 어려운 기타 상담 17건 제외


<표3. 피·가해자 관계 분포>

2018배우자친족애인, 데이트 상대자인터넷 (채팅 등)직장 관계자동급생, 선후배교·강사, 교수
건수420232256301834242
비율(%)26.614.716.21.911.62.72.7
2018동네사람, 지인 등서비스 제공자단순대면인모르는 사람미파악기타총계
건수10730403782781,579
비율(%)6.81.92.52.35.24.91


62%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가정폭력, 구체적인 피해 내용도 중첩되는 경우 많아


가정폭력 피해 유형별 현황을 살펴보자. 가정폭력 상담 644건을 유형별로 신체적·성적·정서적·경제적 폭력으로 분류하였고, 여려 유형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중복으로 집계하였다. 유형별로는 신체적 폭력(354건), 성적 폭력(159건), 정서적 폭력(106건), 경제적 폭력(60건) 순으로 많이 발생하였으며, 가정폭력 644건 중에서 55.0%의 신체적 폭력이 있었고, 성적폭력은 24.7%, 정서적 폭력 16.5%, 경제적 폭력 9.3%에 달했다. 두 가지 이상의 폭력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62%로 나타났다. 


<표4. 가정폭력 피해 유형별 현황>


신체적 폭력성적 폭력정서적 폭력경제적 폭력
건수35415910660
비율(%)155.024.716.59.3

*중복응답

주: 1) 가정폭력 644건 중 신체적·성적· 정서적· 경제적 폭력이 차지하는 비율


피해 유형별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신체적 폭력은 손발로 구타 32.5%(209건), 물건 던짐 21.4%(138건), 당기거나 밀침 15.2%(98건), 힘으로 제압 9.8%(63건), 흉기로 위협 9.0%(58건)로 나타났다. 성적 폭력은 성추행 9.8%(63건), 강간 6.4%(41건), 성관계 강요 5.6%(36건), 성적 의심 3.6%(23건)로 집계되었다. 기타 내용으로 자녀에 대한 성폭력(성추행 등) 목격 등이 있었다. 


<표5. 가정폭력 피해 유형별 세부 현황: 신체적 폭력>


손발로 구타목조름흉기로 위협흉기로 상해물건 던짐당기거나 밀침침입
건수209485823138989
비율(%)132.57.59.03.621.415.21.4

납치감금힘으로 제압잠 못자게 하기미파악기타
건수11663195420
비율(%)0.22.59.83.08.43.1

주: 1) 가정폭력(신체적 폭력) 354건 중 구체적인 피해 내용 각각이 차지하는 비율


<표6. 가정폭력 피해 유형별 세부 현황: 성적 폭력>


강간유사강간성추행카메라등이용촬영통신매체이용음란스토킹
건수411363333
비율(%)16.42.09.80.50.50.5

성적모욕, 비난성적의심(의처증)성관계 강요변태적 성행위미파악기타
건수21233654912
비율(%)13.33.65.60.87.61.9

*중복응답

주: 1) 가정폭력(성적 폭력) 159건 중 구체적인 피해 내용 각각이 차지하는 비율


정서적 폭력 중에서는 폭언·멸시·욕설이 52.3%(337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피해자에게 잘못을 돌림 28.3%(182건), 협박 23.6%(152건), 공포감 조성 19.6%(126건)가 뒤를 이었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다종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정서적 폭력을 행사하였다. 기타 내용을 보면 집에서 내쫓음, 피해자의 물건 훼손, 피해자의 원 가족에 대한 모욕 외에도 피해자를 속이고 자녀를 데려가거나, 아동학대로 고소하거나, 자녀를 이용해 접근하는 경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적 폭력으로는 생활비를 내지 않거나 통제하는 경우가 22.5%(130건)에 달했고, 낭비·채무(빚을 지게 함) 9.2%(59건), 경제력 없다고 멸시 8.2%(53건), 갈취 6.4%(41건)로 나타났다. 기타 내용으로는 피해자의 명의도용, (복직을 방해하거나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등) 경제활동을 못 하게 함, 경제권을 넘기라고 강요받음 등이 있었다. 경제적 폭력 피해를 경험한 경우 피해자가 이를 폭력으로 인지하고, 직접 ‘폭력’이라 명명하는 경우가 다른 유형의 폭력에 비해 더욱더 드물었는데, 피해자의 경제력 약화로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관계에서 더욱 벗어나기 어렵게 되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표7. 가정폭력 피해 유형별 세부 현황: 정서적 폭력>


폭언 멸시 욕설협박통제, 고립감시, 미행, 반복적 연락 등무시명예훼손자해, 자살, 협박 시도외도
건수33715210945105302282
비율(%)152.323.616.97.016.34.73.412.7

방임공포감 조성시집의 괴롭힘피해자에게 잘못을 돌림주변인에 대한 위협 및 폭력미파악기타
건수5312662182761442
비율(%)8.219.69.628.311.82.26.5

*중복응답

주: 1) 가정폭력(정서적 폭력) 106건 중 구체적인 피해 내용 각각이 차지하는 비율


<표8. 가정폭력 피해 유형별 세부 현황: 경제적 폭력>


생활비를 내지 않거나 통제경제력 없다고 멸시지출의심갈취낭비, 채무(빚)지불강요(데이트비용청구등)미파악기타
건수
1455315415973324
비율(%)1
22.58.22.36.49.21.15.13.7

*중복응답

주: 1) 가정폭력(경제적 폭력) 60건 중 구체적인 피해 내용 각각이 차지하는 비율


가정폭력 가해자 중 65.2%가 전·현 배우자


가정폭력 644건을 대상으로 피·가해자 관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해자가 배우자인 경우가 65.2%(420건)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는데, 특히 현재 배우자가 61%(393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부모가 13.8%(89건)를 기록하였는데 친부모 84건, 계부모 5건으로 집계되어 친부모보다는 계부모가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형제자매가 가해자인 경우도 6.2%(40건)로 나타났다.


<표9. 가정폭력 피해 유형별 세부 현황: 경제적 폭력>


배우자부모(친/계 포함)조부모시부모형제자매자식(아들/딸)기타합계

소계현 배우자전 배우자
건수4203932789313403049644
비율(%)
65.261.04.213.80.52.06.24.77.6100


가정폭력 피해자가 경험하는 2차 피해, ‘가족’과 수사·재판기관이 79.1% 차지


가정폭력 피해 644건 중 2차 피해 경험이 기록된 사례는 총 197건으로, 전체 피해자 중 30.6%가 2차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2차 피해 내용이 주된 상담 내용에 포함된 사례만을 한정한 건수로, 더 높은 비율로 2차 피해 경험이 발생하리라 추정된다.


그중 55.3%(109건)가 피·가해자의 가족 및 주변인에게서 발생하였는데, “말하려면 진작 할 것이지 왜 이제서야 그러냐”, “네 남편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니 참고 살아라”, “네가 아이들 키우면서 폭력의 방패막이가 되어야 한다”, “가족 불화 일으키지 말라”며 폭력을 은폐·외면하는 사례가 많았다. 또한 “(가해자를) 괴물로 만든 것은 네 탓이다”, “(피해자가) 집에 남자를 끌어들여서 맞았다”며 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고, “남자(남편)한테 맞춰줘라”, “네가 여우 짓을 해서 아들(남편)이 화내지 않게 잘하라”며 피해자에게 가정 내 ‘여성의 성 역할’을 잘 수행함으로써 폭력을 해결하라고 ‘충고’하는 경우도 반복적으로 발견되었다. 그 외에도 ‘남자는 바람을 좀 피울 수도 있다’, ‘이혼을 하느니 참고 살라’는 등 가정폭력 피해자의 인권보다 가정 유지를 더욱 중요시하고, 성차별적·가부장적 인식을 앞세워 여성에게 성 역할을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가정폭력이 지속하었다.


경찰, 검찰 및 법원의 2차 피해는 23.8%(47건)로 그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가정폭력 피해 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이 1.7%밖에 되지 않아 가정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경찰 및 검찰 단계에 도달하지조차 못한다는 현실을 상기해 보면 매우 높은 비중이라 여겨진다. 가정폭력으로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에게 경찰이 “경찰 부를 일이 아닌데 왜 불렀냐”며 가정폭력을 ‘가정사’나 ‘부부싸움’으로 치부하고 피해자를 탓하는 사례나, ‘더하신 분들도 처벌 안 한다’, ‘피를 흘릴 정도면 전화하라’며 무시하는 사례는 수사·사법기관의 2차 피해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출동하더라도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돌아가거나, “아줌마가 정신이 없어서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한다”며 피해자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2차 피해를 경험하며 피해자는 경찰에 대한 신뢰를 잃고, 이후 신고를 망설이거나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가정폭력을 혼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생각하거나, 폭력에 대응하는 것을 체념하기도 했다.


<표10. 가정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경험>1)


경찰검찰법원직장학교의료기관가족·주변인
미파악

기타

합계
소계피해자 가족· 주변인가해자 가족· 주변인
건수
376411210972372314197
비율(%)

18.83.02.00.50.51.055.336.518.811.77.1100

*중복응답

주: 1) 2차 피해 경험이 기록된 가정폭력 상담 197건을 대상으로 함


피해자가 도리어 피의자로, 저항도 신고도 마비시키는 ‘쌍방폭력’


2018년 한국여성의전화에 ‘역고소’ 피해로 상담한 사례 중 다른 역고소 피해보다 쌍방폭력(11건)으로 피의자가 된 경험을 호소한 경우가 다수 나타났다. 남편에게 25년간 흉기로 위협, 감금, 폭언, 폭행 등 끊임없이 폭력을 당해온 한 사례에서는 피해자가 길거리에서 폭행을 당하던 중 경찰에 신고했으나 가해자가 ‘손톱자국이 났다’는 이유로 자신도 폭행당했음을 주장하였고, 경찰이 이를 쌍방폭력으로 처리하여 결국 합의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20년간 지속적으로 폭언·멸시·욕설, 협박, 외도, 물건 던짐, 구타 등의 폭력을 당해온 또 다른 사례에서도 다투던 중 피해자가 가해자의 신체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남편이 ‘폭행당했다’고 주장하였으며, 경찰은 ‘상대가 폭행이라 하면 폭행’이라며 쌍방폭행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모두 입건하였다. 이처럼 가해자의 폭력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최소한의 저항·저지 행동을 경찰이 기계적으로 ‘쌍방폭력’으로 처리함으로써 가정폭력 피해자는 ‘피의자’로 수사받고, 결국 합의나 고소취하로 마무리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포착되었다.

또한 무고 및 명예훼손보다 기타 역고소 피해를 호소한 경우가 더 많았는데, 기타 내용으로는 아동학대, 낙태죄, 협박, 모욕, 폭행, 이혼소송, 위자료 청구 소송 등이 있었다. 피해자는 가정폭력에 맞서 대응할 때, 이를 무력화하고 통제하기 위한 가해자의 ‘역고소’까지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또한 자녀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통제하려고 하거나, 여성만을 처벌하는 ‘낙태죄’를 이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되어야


이처럼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사법절차를 통해 가정폭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이 좌절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현행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목적 조항이 피해자의 인권 보호보다는 가정의 유지와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처벌법에 나타난 가정 유지의 관점은 입법목적에 ‘충실한’ 사법 관계자들이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도리어 가정을 ‘파괴’하는 사람으로 취급하게 한다. 더불어 폭력을 피해자의 잘못으로 돌리거나, 피해자에게 ‘참고 살라’고 주문하는 등 제대로 된 보호 조치 또한 이뤄지기 어렵게 한다. 가정폭력은 여성의 인권과 기본적인 생존권을 침해하는 문제이며, 가부장적 사회에서 남성이 여성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발생한다는 분명한 관점으로 특례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이러한 문제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